디지털시대 '점포 강화' 역발상…美최대은행에 고객 몰렸다

입력 2024-03-01 18:30   수정 2024-03-11 16:41


“은행 창구 위 벽화 보이시죠?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와 할렘 지역 사업가인 실비아 우드의 얼굴이 나란히 있어요.”

지난달 21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체이스은행 할렘지점에서 만난 로키 초우더리 부지점장은 자랑스러운 얼굴로 영업점 구석구석을 소개했다. 이곳 할렘지점은 체이스은행이 추구하는 영업점 강화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다. 세계 금융회사들이 모바일 뱅킹 확산으로 영업점 축소에 들어갔지만 체이스은행은 다르다. 불필요한 지점은 통폐합하지만 동시에 수십억달러를 들여 신규 점포를 개설하고 기존 점포를 리모델링하고 있다.
○지역 커뮤니티 공간 된 은행 지점

체이스은행은 JP모간체이스의 소비자 및 상업은행 부문이다. JP모간체이스는 현재 총자산 기준으로 미국에서 가장 큰 은행이다. 예금 규모만 2조달러 이상이다. 미국 전역에 4700개 지점과 1만6000개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운영하고 있다.

체이스은행 할렘지점은 이전엔 몇몇 책상과 의자, 고객 창구로 딱딱한 분위기의 전형적인 은행 영업점이었다. 하지만 2019년 리모델링을 통해 지역 예술가가 그린 벽화와 예술품으로 지역민에게 친근한 지점으로 변신했다.

특히 커뮤니티센터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2019년 이후 지금까지 5000명 이상의 지역 주민에게 금융 교육을 무료로 제공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는 학생들을 위한 무료 노트북도 배치했다. 영업점의 한쪽은 유리문 전체를 열어 소규모 지역 사업가를 위한 팝업 스토어도 마련해 준다. 초우더리 부지점장은 “체이스은행 고객이 아니더라도 이 지점을 자기 사업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체이스은행은 할렘뿐 아니라 히스패닉 인구가 많은 지역 등에도 커뮤니티센터를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전국에 16개 커뮤니티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엔 뉴욕 브롱크스와 브루클린,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등 3개 지점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영업점 강화로 200만 계좌 추가
체이스은행은 지점에서 차로 10분 이내 거리에 있는 미국 인구의 70%를 끌어모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영업점 강화 전략을 통해 2018년 이후 5년간 지점 650곳을 새로 열었다. 이 기간 200만 개 이상의 소비자 및 기업 예금 계좌를 신규로 추가해 총 4400만 개가 넘는 계좌를 확보하고, 75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했다. 체이스은행은 향후 3년 동안 보스턴, 필라델피아, 샬럿 등 점포가 많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점 500곳을 신설하고, 3500명을 더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은행은 지난해 연간 순이익 496억달러(약 65조원)를 내며 2022년(377억달러) 대비 32% 증가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레러 이바 체이스은행 홍보담당자는 “지난해 4000만 명에 가까운 고객이 지점을 방문했다”며 “이는 고객에게 문제가 있거나 조언이 필요할 때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는 기능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점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소규모 비즈니스 소유자의 84%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지점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지점의 중요성은 연구로도 뒷받침된다. 금융위원회가 2022년 소개한 미국 카네기멜런대 연구에 따르면 은행 지점 폐쇄는 장기적으로 고객 거래를 감소시키고, 고객 이탈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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